지난 21일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비트(Bybit)가 약 15억 달러(한화 약 2조 원) 상당의 암호화폐를 해킹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번 사건은 가상자산 역사상 최대 규모의 해킹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북한 해킹 그룹 '라자루스'의 연루 의혹

2025년 2월 21일(현지 시간), 바이비트의 최고경영자 벤 저우(Ben Zhou)는 소셜 미디어 플랫폼 X(구 트위터)를 통해 이더리움 멀티시그 콜드 월렛이 해킹당했다고 발표했다. 해커들은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조작하여 서명자들을 속였고, 이를 통해 약 14억 6천만 달러 상당의 이더리움을 탈취했다.

블록체인 분석 업체 아캄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탈취된 자산은 여러 외부 지갑으로 분산되었으며, 일부는 새로운 주소로 이동한 후 매각되고 있다. 이번 해킹으로 유출된 이더리움은 약 40만 1,347개로 추정된다.

블록체인 보안 전문가인 잭엑스비티는 이번 해킹의 배후로 북한의 해킹 그룹 '라자루스'를 지목했다. 아캄 인텔리전스 또한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라자루스는 이전에도 여러 차례 대규모 암호화폐 해킹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이비트의 대응 및 복구 계획

벤 저우 CEO는 고객 자산이 안전하게 보호되고 있으며, 출금 서비스는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손실된 자산의 약 80%를 보충하기 위해 파트너들과 브릿지 대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고객의 자산 인출 요청의 70%를 처리한 상태이다.

바이낸스의 창펑 자오는 보안 강화를 위해 모든 출금을 잠시 중단하는 방안을 제안하며 필요한 모든 지원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시장 전반의 불안감 증대

이번 해킹 사건 이후 암호화폐 시장 전반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증대되고 있다. 특히, 탈취된 이더리움의 매도 압력이 시장에 추가적인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사건 발생 이후 이더리움과 비트코인 등 주요 암호화폐의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더리움은 하루 최고점에서 약 8% 하락했으며, 비트코인 또한 비슷한 폭으로 하락했다.